Speciesist language
종차별적 편견을 강화하고 다른 종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는 단어나 표현. 여성을 “싱싱한 고기”에 비유하는 등 많은 성차별적 표현들이 종차별적 언어에 근간을 두고 있기도 하다.
사례
페미니스트이자 동물권 활동가인 Joan Dunayer는 “성차별적 단어들의 종차별적 기원Sexist Words, Speciesist Roots”이라는 글에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 “남자는 늑대”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 늑대는 여러 암컷들과 일시적으로 만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늑대는 일부일처제를 꾸준히 지속한다. 이 표현은 다른 한편으로 일부일처제는 좋은 것 또는 정상적인 것이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문제도 있다.
- 영어 표현에서 “chicken”은 겁쟁이를 뜻한다. 하지만 실제 닭은 겁쟁이가 아니다. 닭 무리의 우두머리는 무리를 지키기 위해 위험에 맞서 용감하게 싸운다.
- 영어 표현에서 “chick”는 어린 여성을 뜻하기도 하는데 남성을 “chick”이라고 부르면 “계집애” 같은 비하적 느낌으로 인식된다. 한편 한국에서 “계집+애”가 비하적 의미를 가지게 된 배경엔 성차별과 나이차별이 놓여 있다. 종차별, 성차별, 나이차별이 연결되는 사례.
- “돼지처럼 땀을 흘린다”는 표현도 흔하게 쓰이지만 사실 돼지는 땀샘이 없기에 땀을 흘리지 않으며 서식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편이다. 돼지가 진흙을 몸에 바르는 이유는 더러워서가 아니라 땀샘이 없기 때문에 더운 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 “돼지처럼 먹는다”는 말도 많이 쓰지만 돼지는 인간과 달리 좀처럼 과식을 하지 않는다.
- 영어 표현에서 “rat”은 배신자 또는 밀고자라는 뜻이 있다. 하지만 쥐는 대단히 협력적인 종이며 어리거나 나이 많은 개체들을 잘 돌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종차별적 언어의 문제
다른 종에 대한 모든 부정적 이미지는 해당 종에 대한 억압의 지속을 돕는다. 종차별적 언어는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고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 중 하나다.
종차별적 언어는 또한 인간 대 동물이라는 잘못된 이분법을 강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분법은 심리적 거리두기를 가능케하여 인간이 죄책감 없이 비인간 동물을 학대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J. Dunayer는 이렇게 말한다.
동물들에게 부여된 각종 모욕적 편견이 실제로 해당 동물의 특성인 경우는 드물다. 동물에게 덧씌워진 특성은 사실 인간의 부정적 특성에 불과하다.
동물의 행태를 미화하는 언어
J. Dunayer는 주로 부정적 측면을 다뤘지만,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동물의 행태를 미화하는 언어 또한 종차별적 언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모성 신화’는 여성에게 특정한 성역할을 덧씌우고 어머니에게 절대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잘못된 관습과 통념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성차별적이다. ‘순수한 청소년’ 같은 말은 연령차별적일 수 있으며, 미국 백인들 사이에 만연한 미국 원주민에 대한 ‘고상한 야만인’ 신화는 인종차별 또는 문화차별일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동물의 행태를 미화하는 차별적 표현에는 ‘동물은 인간과 달리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동물은 불필요한 살생을 하지 않는다’ 등이 포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