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이 있는 존재
지각 있는 존재sentient being는 쾌락 또는 고통에 대한 의식 경험(다른 말로는 쾌고감수성 또는 감응력)을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존재를 이르는 말. 동물해방론자 피터 싱어가 1975년 저서 동물 해방에서 언급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싱어는 공리주의 관점에서 어떤 개체가 고통이나 쾌락을 느낀다면, 즉 지각 있는 존재라면, 그 개체에게는 관심사interest(고통을 피하려는 관심사, 쾌락을 추구하려는 관심사)가 있는 것이고, 관심사가 있다면 그 관심사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동등한 종류의 관심사는 그 개체가 어떤 종에 속하건 간에 동등한 비중으로 여겨져야 한다고 말한다(동등 고려의 원칙). 그렇지 않으면 종차별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인류의 대부분은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종차별을 하고 있다.
동물의 의식 경험을 어떻게 알 수 있나
고통과 쾌락은 주관적 의식 경험이다. 인간은 다른 존재가 어떠한 의식 경험을 하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없다. 이를 심리철학에서는 타자의 마음 문제라고 부른다. 인간은 동물이나 식물이 고통을 느끼는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지도 알 수 없다. 우리는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들을 통해 상대가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다른 존재가 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식 경험을 하는지 여부는 과학이 영원히 밝힐 수 없는 주제 중 하나다.
이러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떤 존재가 고통을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도는, “유비에 의한 추론”과 “최선의 설명에로의 추론”이다. 따라서 고통 또는 의식 경험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특징들에 대하여, 인간 혹은 인간과 진화적으로 가까운 생물들 사이에 어떠한 유사점 혹은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종이 고통 또는 쾌락과 관련된 여러 측면에서 인간과 높은 유사성을 보인다면 해당 종에 속하는 존재도 고통을 느낀다고 보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유비에 의한 추론). 반대로 거의 어떠한 특징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되지 않으면 고통을 느낄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야 한다(최선의 설명에로의 추론).
이러한 관점에서 수행된 연구에 대해서는 다양한 동식물의 의식 경험 글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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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1 - The space of (possibly) sentient be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