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책 소개:
“여성이 자신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라는 한 페미니스트 시인의 말은 이제 누구도 반박할 수 없으리라.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 사건, 특정 집단 내 성차별·성폭력을 고발하는 ‘○○계 내 여성혐오/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진 미투 운동을 거치며 한국 사회는 말하기 시작한 여성들로 인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인생을 걸어야 한다. ‘꽃뱀’이라는 비난과 무고죄와 명예훼손죄의 협박에 시달리며 ‘무결한’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일반적인 폭력 사건과 달리 유독 성폭력 사건에서만 피해와 가해라는 말이 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무엇이 성폭력인가? ‘2차 가해’의 기준은 무엇인가? 누가 판단하는가? 성폭력 문제에서 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성 문화(性文化) 연구 모임 ‘도란스’의 세 번째 책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은 성차별 · 성폭력 문제에 관한 주된 쟁점들을 ‘피해’와 ‘가해’ 개념을 중심에 두고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자는 사상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그 이상이다. 강간과 섹스를 구분하지 못하고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강간 문화를 드러내는 것, 성폭력은 ‘누구’ 혹은 ‘무엇’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폭력’의 문제임을 밝히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의 목표이자 이 책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