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 정식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정의한 용어로 “오로지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개인을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단언.

근거

인간성 정식의 근거는 이렇다.

  1. 대부분의 인간에겐 이성이 있고 이성에 따라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추구할 능력이 있다. 이러한 인간human개인person이라고 칭하고, 인간 개인만이 갖는 이러한 특성을 인간성humanity이라고 칭한다.
  2. 모든 개인은 인간성을 갖기에 다른 동물과 달리 존엄성dignity을 지니며 모든 개인은 동등하게 존엄하다.
  3. 인간성과 존엄성을 가진 개인은 다른 개인에게 존중받을 권리와 다른 개인을 존중할 의무를 동시에 가진다.
  4. 다른 개인을 그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은 개인을 동물이나 사물 등 개인보다 못한 무언가로 취급하는 것과 같고 이는 그 개인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당하다.

인간성 정식과 동물권

칸트는 인간은 동물에 대한 직접 의무를 가지지 않으며 오로지 간접 의무만 가진다고 주장했다. 칸트에 따르면 옆집에 사는 동물은 옆집 사람의 재산이고 남의 재산을 손상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나는 옆집 동물에 대한 간접적 의무를 가지게 된다. 칸트의 이론에 따르면 동물에겐 권리가 없다.

톰 리건은 저서 동물 권리의 옹호에서 칸트의 이론을 확장한 권리론을 주장한다. 리건은 칸트의 인간성 정식에 따르면 수정란, 배아, 태아, 초기 몇 년 간의 영아, 혼수상태의 인간 등 어떤 인간은 이성에 따라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추구할 능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human이되 개인person은 아니며 따라서 인간성과 존엄성이 없고 그러므로 존중받을 권리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점을 비판한다.

리건은 칸트의 인간 개념은 너무 넓고 개인 개념은 너무 좁기 때문에 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대안으로 삶의 주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안한다. 리건에 따르면 어떤 생명이건 지각, 기억, 욕구, 믿음, 자기의식, 의도, 미래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생명은 삶의 주체이며, 모든 삶의 주체는 도덕적으로 동등한 내재적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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