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차별과 성차별

주식 거래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 스스로 “주린이”라 칭하는건 자신을 낮추는 표현이라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특정 집단(어린이)을 미숙함의 상징으로 쓴다는 점에서 연령차별적 표현이다. 현대 한국말에서 “어림”은 더이상 “미숙함”을 함축하지 않는다. 어수룩한 이에게 “초딩이니?”하고 묻는 것도 마찬가지.

“장애우”가 차별적 표현인 것과 마찬가지로 “어린 친구”나 “젊은 친구”도 차별적 표현이다. 성차별과 엮어서 “젊은 여자가 대단하네” 같은 식으로도 많이 쓴다. 생각해보면 이런 의도가 담겨 있다.

  1. 젊은 사람을 “친구”라고 부르는 것은 호의 내지 존중의 표현이다. 나이가 적으면 사실 본인과 동등하지 않지만 동등하게 취급해주는 호의를 베푼거다.
  2. 젊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대단하지 않다.
  3. 여자는 일반적으로 대단하지 않다.

적정연령(?)보다 어린 사람에 대한 차별 뿐 아니라 적정연령보다 늙은 사람에 대한 차별도 있다. “노욕 부리지 말라”, “곱게 늙어라”, “늙은이들은 투표하지 말아라” 등. 이런 의미에서 나이에 따른 권력은 단봉분포랑 비슷하게 생겼다. 가운데는 “정상”이고, 거기에서 벗어날수록 “예외” 혹은 “비정상”이다.

한편 모든 차별은 연결되어 있고 연령차별도 당연히 성차별과 엮여 있기 때문에, 남자의 적정연령은 폭넓게 지속되는 반면 여자의 적정연령 구간은 비좁다. 남자는 와인처럼 숙성될수록 훌륭한데 여자는 서른 넘으면 꺾인다.

2025 © 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