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한 윤리학
- 2025-09-14
- 출판일: 2015-04-30
- 저자: 최훈
머리말
1장. 동물의 도덕적 지위
2장. 종차별주의 반대 논증
3장. 동물의 고통
4장. 종차별주의의 현실
자연주의적 오류 피하기:
사실에서 규범을 도출하려는 시도는 아주 흔하다. 쾌락 또는 고통을 증진시키는 것에서 도덕적인 옮음과 그름을 찾으려는 공리주의도 자연주의적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어떤 결론을 내리든 진화론이나 신경과학을 이용하는 순간 그것은 자연주의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최훈의 위 주장은 자연주의 오류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기반한다. 전제에 사실 명제 섞여 있는 상황에서 가치 명제를 도출하는 건 그 자체로 오류가 아니다. 전제에 “오로지” 사실 명제만 있는 상황에서 가치 명제를 도출하는 게 자연주의적 오류다.
최훈의 주장에 따라 공리주의가 오류이려면 논증이 다음과 같아야 한다.
- 전제: 어떤 개체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이익관심을 가진다.
- 결론: 그 개체의 이익관심은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위 논증은 전제에 오로지 사실 명제만 있는 상태에서 가치 명제인 결론이 도출되므로 오류이다. 하지만 공리주의의 실제 논증은 다음과 같다.
- 전제1: 어떤 개체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이익관심을 가진다.
- 전제2: 어떤 개체가 이익관심을 가진다면 이를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
- 결론: 쾌고감수성을 가지는 개체의 이익관심을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위 논증에서 전제1은 사실 명제이지만(“-이다”) 전제2는 가치 명제이다(“-여야 한다”). 결론의 가치 명제가 “오로지 사실명제만으로” 도출되지 않으므로 이는 자연주의적 오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