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와 단속평형설

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and Punctuated equilibrium


이기적 유전자에서 도킨스는 진화란 점진적인 변화 과정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ESS에서 또다른 ESS로의 도약인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었는데 이 말이 어느 정도의 시간 스케일을 염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단속평형과 비슷한 면이 있어 보인다.

물론 도킨스는 눈 먼 시계공 9장 “구멍난 단속평형설”에서 단속평형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언급하는데 사실 이것은 이론 자체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그 이론을 주장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즉, 단속평형 자체가 다윈주의와 어긋나는 바가 없는데 마치 다윈주의를 뒤엎는 혁명인 것 처럼 주장한다는 것.

단속평형은 다윈주의에 대한 대단치 않은 주석이고, 다윈 자신도 만약 그가 살던 시대에 이 문제가 논의 되었다면 그 이론에 찬성했을지도 모른다. 그 이론은 별볼일없는 주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별히 화려한 인기를 얻을 만한 것도 되지 못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 이론이 인기를 얻은 이유, 그리고 내가 이 책에서 그 이론에 장 하나를 모두 할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느꼈던 이유는, 이 이론이 마치 다윈과 그 계승자의 견해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개념인 것처럼 다루어졌기 때문이다(특히 일부 저널리스트들을 통해 한껏 과장되었다). …

그것은 마치 지구가 완전한 구형이 아니고 약간 평평한 구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다음과 같은 1면 톱기사로 떠들어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코페르니쿠스가 틀렸다. 지구 평면설 입증되다!” —p408-410

이러한 과장은 비전문가에 의해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인용된다:

For over a century after Charles Darwin introduced it, the standard model of evolution was that species changed gradually, somewhat steadily, over time. Suddenly, in the 1970s, this model was displaced by the punctuated equilibrium model. —Eric Evans, Domain-driven design - Tackling complexity in the heart of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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