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의 폭력성
인간 본성의 폭력성에 대해.
스티븐 핑커
고상한 야만인 이론과 달리 인간은 오래 전부터 폭력성을 지니고 있었다:
수십만 년 전의 피비린내 나는 풍경을 말없이 보여주는 증거들이 땅 속에 묻혀있고, 동굴 속에 감추어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머리 가죽을 벗겨 낸 흔적이 있는 두개골, 도끼 자국이 나 있거나 화살촉이 박힌 해골, 사냥에는 쓸모가 없고 오직 살인에만 적합하도록 개발된 도끼와 철퇴 같은 무기들, 끝을 날카롭게 깎은 말뚝 울타리 같은 성채 방어 수단, 서로를 향해 활을 쏘고 창이나 부메랑을 던지는 남자들과 그 무기를 맞고 쓰러지는 남자들을 보여주는 여러 대륙에서 발견된 그림들이 있다. —p536, 빈 서판
식인 풍습에 대한 고고학적 증거들:
고고학자들은 미국 남서부에서 발견된 850년 전의 유적지에서, 음식으로 먹다 남은 동물의 뼈처럼 잘게 분해된 사람의 뼈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한 그릇 파편에서 인간의 미오글로빈 흔적을 발견했고, 놀랍게도 화석화된 인간의 배설물에서도 같은 것을 발견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인류의 공통 조상의 친척이라 할 수 있는 Homo Antecessor 역시 서로를 공격하고 도살했는데, 이것은 식인풍습의 기원이 적어도 8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p536-537, 빈 서판
기독교:
수억 명의 기독교인들은, 로마 정치인들에게 골칫거리였던 사람들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게 죽이던 형틀의 복제품을 가지고 집 안을 치장하고 몸을 장식한다. —p537, 빈 서판
폭력성이 유전적 설계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예. 남성의 폭력성:
모든 문화에서 남자가 남자를 죽이는 비유은 여자가 여자를 죽이는 비율보다 20배에서 40배까지 높다. 그리고 살인자의 주된 비율은 15세에서 30세 까지의 젊은 남성이 차지한다. 게다가 어떤 젊은 남자들은 다른 젊은 남자들보다 더 폭력적이다. 한 추산에 따르면 젊은 남성 중 7%가 반복적인 폭력 범죄의 79%를 저지른다고 한다. …
1960년대 범죄율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가 베이비 붐으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이 범죄 성향을 보이는 나이에 들어선 때였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폭력 사건의 발생 비율이 다른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 단순한 요인은 15-29세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p551-559, 빈 서판
반대 견해
Liars, lovers, and heroes 중에서:
데이비드 버스는 “전체 인구에서 젊은 남성들(15세에서 29세 사이)이 차지하는 비율이야말로 사회의 공격적인 성향을 예측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결론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에는 한가지 틀린 점이 있다. 15세에서 29세 사이의 남성들이 가장 공격적인 연령집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몬트리올대학의 Richard Tremblay는 “인간은 생후 24개월부터 30개월 사이에 인생에서 가장 공격적이 된다”고 했다. …
유아들이 그리도 자주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마도 상대적으로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 행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이 아직까지는 성숙하지 못한 상태이다. 자기 제어 능력은 전전두엽이 발달함에 따라 문화적 관습과 조화를 이루며 발달한다. … 문화생물학(AnswerMe)의 관점에서 볼 때 폭력은 이러한 정상적인 발달 과정으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한다. —p294-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