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에 대한 생각
- 2025-07-26
- 저자: AK
컴퓨터 프로그래밍 또는 그 비슷한 시스템들의 강점 중 재귀적 조합과 파라메터화(parameterization)가 있다고 생각한다. 텍스트에도 이걸 적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 아주 작은 모듈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 어떤 파라메터를 넣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책이 동적으로 만들어진다면?
- 똑같은 “파이썬 입문” 책이라도 독자가 뭘 이미 알고 있는지, 어떤 운영체제를 쓰는지, 이걸 배워서 뭘 하려고 하는지에 따라 다른 책이 나올 수 있다면?
- 책을 읽어가면서 중간 중간에 연습 문제 등을 풀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의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게 한다면? (예: 자료구조를 이미 잘 아는 독자로 판명되면 해당 내용을 다루는 모듈을 대폭 축소하거나 제거하기)
- 어떤 내용을 종이책에 담고, 어떤 내용을 웹사이트에 담을지를 출판 시점에 쉽게 결정할 수 있다면? (예: 프로그램 설치 방법 등 정보의 생명주기가 짧은 내용은 웹사이트에 담고 수시로 갱신하되, 그렇지 않은 내용은 종이책에 담기)
이런 게 가능하려면 책의 본문이 “텍스트 덩어리”가 아니어야 한다. 메타데이터가 풍성하고, 재귀적 조합이 가능한 방식으로 모듈화가 되어야 하고, 파라메터화(예: 똑같은 Hello World를 설명하는 모듈인데 파라메터가 “자바”인지 “파이썬”인지에 따라 설명과 예시코드가 달라짐)가 되어야 한다.
원본은 구조화된 데이터이고, 이걸 렌더링한 결과가 책이어야 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아마도 동일한 데이터를 팟캐스트나 강의영상으로 렌더링할 수도 있을거다. 만약 여기까지 된다면, 책/팟캐스트/강의영상의 개정판을 실시간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게 된다.
영상을 실시간 렌더링할 수 있다면(가상 캐릭터가 제스처를 동원한 설명을 하고, 음성은 TTS로 합성, 배경엔 코딩 화면…) 대역폭도 아끼고 영상에 링크를 풍성하게 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다. 접근성도 더 좋아질테고, 폼팩터(폰, 태블릿, TV, …)에 따른 반응형 렌더링도 가능.
책 뿐 아니라 언론(예: structured journalism), 토론(예: World-Wide Argumentation Web)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일거라고 생각하고, 위키처럼 정보 생산 과정에 누구나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라고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