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복제자

Gene, Meme 등 스스로를 복제하려는 성질을 가진 무언가.

장수(longevity), 다산성(fecundity), 정확도(fidelity)

어떤 형태는 본래의 다른 종류보다 더 안정됐거나 어떤 분자는 일단 만들어지면 다른 것보다 분해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수프 속에서 비교적 수효가 많았을 것이다. 그것은 ‘장수’의 직접적인 결과일 뿐 아니라 이들의 분자가 스스로의 사본을 만드는데 사용 가능한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장수의 성질을 갖는 자기복제자는 다시 그 수를 늘리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고, 다른 조건이 같다고 할 때 분자의 개체군에는 한층 더 오래 살아남는 쪽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다. …

만약 A형의 자기 복제 분자가 평균 주1회의 비율로 자기의 사본을 만들고, 한편 B형의 자기 복제 분자가 1시간에 1회씩 만든다고 하면, A형 분자가 B형 분자보다 훨씬 장수한다 할지라도 A형 분자는 수적으로 많이 뒤떨어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수프 속의 분자에는 적지 않은 수가 다산성으로 향하는 진화적인 경향이 존재했을 것이다. …

적극적으로 선택되었을 자기 복제자 분자의 제3의 특징은 복사의 정확도이다. 가령 X형 분자와 Y형 분자가 같은 시간에 존속하여 같은 속도로 사본을 만들 때 X형 분자가 평균 10회에 1회 정도 틀린 사본을 만드는 데 비하여 Y형 분자가 100회에 1회밖에 틀리지 않는다면, 분명히 Y형 분자 쪽이 수적으로 많아질 것이다. 이 개체군 내의 X형 분자단은 빗나간 ‘자식’ 그 자체를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손 또는 가능성이 있는 자손을 모두 잃게 된다.

—p44,45, The selfish gene

정확도가 선호되지만, 진화에는 반드시 복제의 오류가 필요하다는 모순:

우리가 진화에 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이 최후의 관점이 약간 역설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복제의 오류가 진화에 필요불가결하다는 설과 자연선택이 충실한 복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설은 과연 양립하는 것일까? 우리는 자신이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진화를 막연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 진화하고 싶다고 “바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 그 답이다. … 진화란 자기복제가가 오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생겨난 일이다. —p45

[!memo] 98년 경에 진화 알고리즘을 이용한 오목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이와 관련한 문제로 놀랐던 적이 있다. 진화의 속도를 가속화시키기 위한 최적의 돌연변이율을 찾아내기 위해 복제시 돌연변이율 자체가 돌연변이율에 의해 정해진 확률에 기반하여 변경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서 항상 돌연변이율이 0%인 개체로 풀이 가득 차면서 진화가 멈춰버리곤 했었다. 자연선택은 어느 정도 높은 복제 정확도를 선호하면서도 동시에 너무 완벽한 복제는 선호하지 않는다. 진화의 역사 상 어느 시점엔가 복제 정확도가 100%인 복제자가 생겨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복제자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도가 0%이기 때문에 금방 사라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복제의 정확도에는 물리적인 이유로 존재하는 상한선이 있을 것이다) —AK,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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