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와 자아
Memo
인지과학의 한계와 자아:
… 우리가 특정 인지 과정의 심리학적, 신경학적 작동 원리를 이해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인지적 접근만으로는 자아를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첫째, 그 정의대로 인지과학은 마음의 한 부분에 한정된 - 인지적 측면에 한정된 - 과학이지 마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이 아니다. 제7장에서 보겠지만 마음은 인지, 정서(감정), 의욕(동기)의 3부작으로 구성된다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다. 인지과학을 인지의 과학으로 본다면 인지과학에서 감정과 동기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인지과학을 마음의 과학으로 본다면 이것은 심각한 결함이다. 감정과 노력이 배제된 마음은 … 자아의 정신적 기초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지과학에 의해 설정된 마음 모델은 이를테면 장기를 잘 두고, 속임수까지 잘 부릴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마음이다. 그것은 속임수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고, 사랑이나 노여움 또는 두려움 때문에 동요되지도 않는다(see Intelligence without emotion) …
인지과학의 두 번째 결함은 다양한 인지 과정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마음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 자아를 이해하려면 여러 인지 과정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뿐만 아니라 감정과 동기까지 아울러서 이것들이 인지 과정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나아가 그것들 간에는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까지도 밝혀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인지과학은 우리 대부분에게서 전형적인 마음의 작동방식을 다룰 뿐 우리 개개인에 독특한 작동방식을 다루지 않는다. …
인지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내가 몇 가지 결함을 언급한 것은 이것을 깎아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가를 이해하고자 할 때 그것의 불완전함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p53-54
[!memo] 2024년 기준으로는 “인지 과학이 인지만을 다룬다”는 지적은 부당해보인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되었는데, 당시를 기준으로도 좀 낡은 지적이 아닌가 싶다. —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