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엔지니어
- 2026-07-02 (modified: 2026-07-12)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직군.
엔지니어일까, 디자이너일까
김밥은 김인가 밥인가? 밥에 가깝다. 디자인 엔지니어도 이름만 보면 엔지니어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인재상은 디자인을 잘하는 엔지니어보다는 엔지니어링을 잘하는 디자이너에 가깝다. 이건 내 편견일 가능성이 큰다. 나는 디자인이 엔지니어링에 비해 더 어렵고 더 오랜 수련을 요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에, 디자이너로 훈련 받을 사람이 엔지니어링을 하는 사례가 그 반대에 비해 더 희소하고 가치가 클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원래 스스로에게 익숙한 일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여겨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엔지니어였고 디자이너를 동경해왔기 때문에 이런 편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이 분야에 “디자인 엔지니어”말고 “엔지니어링 디자이너”라는 직군이 있으면 좋겠는데, 검색을 해보니 이미 다른 분야에서 다른 뜻으로 쓰고 있는 명칭이더라.
직군의 교차로
주변부와 교차로에서는 흥미로운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교차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주변부에 서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드물고, 인간의 관심사가 주변부로 향하는 경우도 드물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지럽고 흥미로은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은 대체로 이 주변부다.
꿈을 품고 있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면 몽상가, 인정을 받으면 사상가라고 불리는 것 같다. 인정을 받았건 못 받았건 꿈을 품고 사는 사람들은 흥미롭다. 온 세상이 하루 종일 꿈 깨라고 고함을 질러대고 있는 와중에도 아직 견디고 있는 거니까.
주변부와 교차로에는 꿈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만 같다. 나는 엔지니어에 한없이 가깝고 디자인 역량이 형편없지만 그래도 교차로 근처에 서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