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담긴 가치
때론 결과물이 아닌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 더 큰 가치가 있다. 과도한 자동화 등으로 자칫 이 가치를 잃게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례
- 위키 정리할 때 문서 간 링크를 거는 과정에 큰 가치가 있다. 지금 쓰는 글과 관련된 기존 문서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회상하고 인출하는 과정이 기억을 강화하고, 기존 문서를 다른 맥락에서 다시 읽어보면 때때로 새 통찰을 얻는다. 링크 걸기를 수동으로 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가치다.
- 테스트 주도 개발에서 자동화된 단위 테스트는 부산물이고 사실은 TDD 주기를 반복하는 과정에 더 큰 가치가 있다. 다만 그 부산물이 충분히 유용하니까 지우지 않고 코드와 함께 관리할 뿐이다.1
- ShadowBox training이라는 의사결정 훈련 방식에서는 실제 상황과 유사한 도전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 후 해당 결정이 전문가의 결정과 어떻게/왜 다른지 비교한다. 이 과정에서 훈련생들 사이에서는 전문가와 일치하는 의견을 내려는 욕심 또는 경쟁심이 유발되는데 이는 그저 흥미 요소에 불과하다. 중요한건 전문가와 본인 의견을 비교하고 어떤 점이 달랐는지 숙고하는 과정이다.
-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만들며 포스트잇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옮겨보고, 동료와 토론하고, 다양하게 재배치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통찰을 얻는다. 결과물보다도 이 과정에 훨씬 많은 가치가 담겨 있다. AI를 써서 “빠른 결과물”을 만들어준다면, (장점도 있겠지만) 과정에서 얻는 통찰이 오히려 줄어들 위험이 있다.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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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s that are a natural by-product of TDD are certainly useful enough to keep running as long as the system is running.”, Chapter 17, Test-driven development: by example ↩